내가 이미 오토마타를 하고 온 뇌라 그런 건진 모르겠는데 확실히, 오토마타 출시 이후에 리메이크된 버전이라 그런지 유틸 면에선 훨씬 편해진 느낌. 스팀판으로 이식되면서 최적화 개똥이라고 악명 높았고 실제로도, 힘들었는데, (ㅋ) 레플은 그나마 좀 편하게 플레이한 것 같음. 근데 그래도 사실 커맨드에 대한 설명이 그리 친절한 편은 아니라서 되는 대로 눌러 보고 깨닫는게 훨씬 더 많은 것 같은…? 나는 멧돼지라이드 대쉬+구르기 누르면 그때부터 빨라진다는 걸 A엔딩 보고 나서야 알았음(ㅅㅂ)
자동전투 해주는 이지 난이도가 있다는 것에 정말, 정말 감사한다. 오토마타 때부터 지금까지. 자동전투 없었으면 니어에 발도 못 들였음 아마(ㅋㅋㅠㅠㅠ) 클릭 몇 번 하고 조작만 좀 움직이는 걸로 진짜 내 실력이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어서 액션게임 대리만족감 최상임. 물론 그 허상에 빠져 자동전투 풀었다가 스스로의 좃밥력을 깨닫고 다시는 끄지 않게 된 적도 종종 있다만…
풀보이스라서 서브퀘스트 대사나 NPC 대사까지 전~부 녹음이 돼 있어서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오토마타는 공식 한패가 없어서 유저패치 해야 했는데(그래서 트친이 설치한 한패랑 내가 설치한 한패가 다르고 막 이래서 인지부조화 옴) 레플리칸트는 공식 한글화가 있어서 그것도 좋았다. 나는 일본어 청해가 안 되는데 별개로 씹덕데이터베이스에 따른 자주 쓰는 관용구나 뉘앙스 정도는 들리니까, 공식 한글화도 오역이나 뉘앙스를 안 살린 번역이 간혹 보이는데 일본어를 더 잘 했다면 좋았을까… 싶기도.
아래로는 회차 플레이 후기. 당연하게도 스포일러 주의.
사실 이때까진 이렇게 레플리칸트를 사랑하게 될 줄 몰랐다… 서브 퀘스트를 그리 열심히 하고 다니진 않았는데 (사실 열심히 했는데 나의 힘으로 다 할 수 없었음) 전편 플레이가 딱 한 번만 가능할 줄 알았으면 더 열심히 했을텐데ㅠㅠ… 다른 것보단 요나의 심부름 퀘스트 연대기를 다 못 끝낸 게 아쉽다. 엔딩 다 봤으니 언젠가 여유가 되면 리플레이하기를…
후편이 본격적으로 시리어스&엔딩 분기를 향해 나아가는 진행인 반면 전편은 정말 제대로 각 맵 탐사를 위한 파트 같아서 좋았다. 동료를 모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소년 니어의 아직 덜 때묻은 대사를 보는 것도 좋았고… 기억에 남는 서브퀘스트가 몇 개 있었는데 백업 좀 해 둘걸 그랬다. 이것도 언젠가.
플레이 당시 소소하게 충격 받았던 연출은 신화의 숲 메인인 것 같다. ui가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하고 눈치 챘을 적에 충격! 받았던 것 같음… 후편으로 가면 신화의 숲 말고도 스크립트 연출이 꽤 나오는데(보통은 과거사) 코스트 부족 사유라는 생각이 드는거랑 별개로, 나무가 간직하고 있던 기억이라는 점에서 정말 씹덕처럼 연출해놨네…(+) 싶었던.
각 지역별로 보스전이나 맵 구성이 다른 것도 재밌게 플레이했던 요소인 것 같다. 절벽 마을에서는 길을 잃어서(이건 순전히 내 문제다) 1시간 가량을 헤맸고, 로봇산은 몹 노가다가 너무 빡쳐서 파밍 끝내고선 쳐다도 안 봤지만… 에밀의 저택은 지하와 1층의 카메라워킹이 각기 신기했고, 가면 마을 신전의 퍼즐 요소도 조금 귀찮긴 했지만 나름 재밌게 플레이했다.
요약:근친충게임
사실, 레플 플레이하기 전에 게슈탈트 계획에 대해서+세계관에 대해서 사전 지식이 있었던지라 스무스하게 플레이했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한테는 상당히 그뭔씹? 스러운 진행이기는 하다. 엔딩에 진상을 다 몰아넣어놓고 1회차에서는 제대로 설명조차 해주지 않는다. 그야말로 니어 시리즈특유의 불친절함이다. 나는 이거 때문에라도 오기로 플레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회차 플레이를 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연출이 그리 많지 않아서 루즈해지는 건 정말로 어쩔 수가 없다…
사실 1회차까진 빨리 엔딩 봐야지 싶기만 하고 별 기대 안 했는데 A엔딩에서 너무 근친충을 위한 뷔페를 차려줘서 충격받음… 「요나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게~?」 하는 스크립트와 함께 플레이어의 이름을 입력하는 연출을 보고 그때부터 이… 이 미친게임이…!!!! 하고 열심히 한 거 같음(ㅅㅂ) 요나를 구하고, 마왕을 물리친 니어는 요나와 함께 나란히 햇빛 아래에 선다. 카이네는 그런 둘을 바라보다 몸을 돌려 제 갈 길을 떠나고, 어린 니어와 요나의 추억을 교차 편집해 보여주면서 끝. 그럼 이 뒤 이야기는…? 카이네의 행방은? 하는 의문을 자아냄으로서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의 다회차를 유도하는 구조.
전편에서 카이네와 에밀을 만나고, 해안 도시, 사막 도시, 신화의 숲에 의뢰를 받아 도와주며 커뮤니케이션을 넓혀가고 후편에서는 그들을 자의로, 혹은 타의로 잃게 된다. 엔딩에서도 가면족의 왕, 에밀, 백의 서, 카이네까지, 소중한 동료들의 희생으로 요나를 구하기 위해 나아가는 니어의 발자취는… 나 같은 근친충들에게 차려진 진수성찬이기도 하겠으나 실로 비극적이다. 플레이하는 내내 내 손으로 그들을 떠나보내면서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인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이 문장이 떠올라서 룽… 했음.
거듭 진행이 루즈하다고 쓰고는 있지만, 사실 1회차와 비교해 가장 변주가 많은 부분이 2회차라고 생각함. 1회차의 극 초반~에밀이 병기화되는 파트는 아마 루즈함을 위해 생략되고(그래서 결론적으로 이 파트는 A엔딩 플레이 시에만 볼 수 있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카이네의 석화를 푸는 데서부터 시점이 진행된다. 여기서 카이네의 과거를 엿볼 수 있다. 신화의 숲에서의 스크립트 연출로…
1회차가 완전히 니어의 시점이었다면, 2회차는 카이네의 시점이 추가된 느낌. 카이네의 몸 안에 깃든 마물 '튀란'의 영향으로, 플레이어는 카이네가 튀란과 대화하는 부분, 그리고 마물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니어가 그 소리를 인지하기보단… 1회차에서는 그저 울음소리로만 처리되던 부분에 스크립트가 떠서 플레이어만이 자각하는 식. 1회차 엔딩에서 게슈탈트 계획에 대해 가졌던 의문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부분이 된다.
그 외 추가 컷씬이 몇 가지 생기는 점도. 마물(이라고 생각했던, 인간이었던 것들)의 이야기가 매 진행 사이사이 새롭게 추가된다. 1회차에서는 보지 못했던 니어와 에밀, 카이네 세 사람의 대화 파트가 드문드문 추가되기도 하고. 절벽 마을 보스전 직후 에밀의 과거 이야기도 추가되고. 에밀과 카이네가 왜 이렇게까지 니어를 따르나… 싶은 건 사실 이미 본편의 행보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세 사람이 유대를 나누는 대화를 보며 한층 더 각별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렇기에 다시 보는 2회차의 엔딩은 이별이 조금 더 비극적으로 다가온다. 1회차에서 굳이 보여주지 않았던 가면족 왕의 죽음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도 아마 그런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마물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 니어가 토벌하고 다닌 마물이 모두 인간이었음을, 마왕 역시 니어처럼 자신의 동생을 돌려받고 싶어했음을… 알게 되어도 플레이어는 정해진 길을 따라 그를 토벌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2회차 엔딩 씬은 마왕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주인공 니어가 토벌해온 수많은 마물들, 그들에게 둘러쌓인 소년 마왕. 마물들은 사라지고 마왕이 고개를 들면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소년 니어와 어린 요나. 프롤로그의 두 사람이다. 꼬질꼬질해진 겨울옷을 입은 두 사람은 쿠키를 나누어 먹고, 햇빛 속으로 함께 사라진다. 이쯤 되면 오기로라도 끝장을 봐야겠다 싶어진다. 그렇게 3회차로…
그래도 슬픈 결말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크레딧이 전부 올라간 뒤에 모래의 망망대해에 떨어진 에밀의 머리가 눈을 뜨고, 니어와 카이네를 찾아 나서는 컷씬이 추가된다는 점. 이 컷씬으로 오토마타를 떠올리면 더 슬프긴 하지만………… 어쨌든 죽고 싶지 않다며 쓸쓸하게 죽어간 에밀이 정말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어떠한 희망의 가능성으로마저 보인다.
3회차의 진행도 전 회차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게임 내에 존재하는 모든 무기를 모아야 D엔딩 분기점을 탈 수 있다는 것 정도… 나는 이미 2회차때 성인기 서브퀘스트와 무기수집을 전부 끝내두어서, 3회차 플레이는 수월하게 진행했다. 한 회차 할때 엄청 오래 걸려서 다 보기에도 아득했었는데… 그게 내가 그냥 되는 대로 무식하게 퀘스트를 하는데 심지어 뚜벅이로 다녀서 그랬었다는 걸 이쯤 깨달았다. 이미 본 영상 스킵하고 논스톱으로 러쉬하면 대강 3시간 이내로 엔딩 진입이 가능할 듯. 혹시 모를 변수를 위해 굳이 스킵하진 않았지만…!
초반, 니어가 카이네와 에밀의 처사에 대해 데볼과 포폴에게 반발하던 때. 이때 카이네와 에밀의 대화가 좀 더 디테일해지는 것을 보고 ...! 싶었다. 그 외 다른 대화 씬들은 기존이랑 같지만, 이 컷씬에서만큼은 좀 더 카이네에게 치중한 느낌. 처음 스크립트로 일러준 카이네의 과거를, 카이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세 사람의 유대가 왜 이렇게 가까워졌는지, 게임 플레이 상으로는 생략됐을 수많은 나날을 보다 구체적으로 짐작할 수 있게 되는 장면이다.
외에 정말 정말 놀랐던 것은: 3회차에 접어들면서 일부 마물의 울음소리에 목소리 연기가 덧입혀진다. 해안도시의 루이제 전 영상을 전부 스킵하려다가… 깜짝 놀라서 얌전히 다 듣고 스크립트 백업까지 함.(ㅋㅋ) 리틀 머메이드 에피소드가 예전에는 DLC컨텐츠였다가 리메이크 되면서 본편 진행으로 들어온 것이라 했는데… 그래서일까? 해안도시 진행에 한해서 전투 연출도 크게 달라진다. 2회차까진 〖루이제의 포효 > 니어의 리타이어 > 카이네의 인질극 > 루이제의 머뭇거림 > 배달원의 절규와 적대 > 루이제의 절망 > 토벌〗 순이었고, 카이네도 난파선에서 주운 편지를 그냥 찢어버리지만… 3회차에서는 루이제의 포효 전에 니어가 게이지를 다 채워 공격함으로서 직접 거대한 마물 몸체에 뛰어올라가 루이제를 제압할 수 있다. 이게 그냥 내 레벨이 높아져서 능력치가 된 건지, 의도적으로 3회차만 다른 연출을 쓴 건지 모르겠지만… 아마 기준 투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전투가 끝나고 나면 배달원은 그저 루이제를 바라보고만 있는데… 이후 카이네가 배달원에게 루이제의 편지를 전해 주면서 도전과제를 달성하게 된다. 카이네가 행동의 주체가 되어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었다고 볼 수 있는 컷씬인데, 관련한 서술은 이후에 한 번 더.
추가되는 또 다른 컷씬은, 대망의 데볼과 포폴의 대화. 이미 중간 보스임이 드러난 시점에서 3회차는 그들의 게슈탈트 계획에 대한 관점과 음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미 천 년 동안이나 마왕을 속여온 시점에서, 영혼이 없는 주제에 인간처럼 감정을 갖게 된 그들은 끝없는 딜레마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한다. 초회에서는 데볼과 포폴의 감정선이나 뜬금없는 등장이 약간 억지라고 느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도 있는데(난 근친충이라 좋기만 했음) 3회차로 그들의 이야기까지 보강하여 비로소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사정이 맞물려 클라이맥스~비극~으로 치닫는다.
엔딩은 언제나와 같이 마왕을 토벌하고 요나를 구한다. 다만 3회차의 엔딩은 1회차의 연장선으로: 요나와 나란히 선 니어, 그들을 뒤로 하고 돌아선 카이네. 여기까지가 1회차의 엔딩이었다면 그 직후의 이야기가 3회차가 된다. 먼 길 돌아 초회차로 왔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기도… 돌아선 카이네는 마물에게 잠식당하고 니어와 대치하게 되는데, 이 과정 중 튀란과의 대화가 굉장히 인상 깊게 남는다. 카이네의 인격을 먹어치우고 살육과 피, 증오만을 추구하려던 튀란은 카이네의 안에서 그의 감정과 동화하며 카이네를 잃고 싶지 않게 되어 슬퍼한다. 카이네는 줄곧 고통 뿐인 삶에서 해방되길 바라왔지만, 자신의 소중한 이~니어~를 해치는 마물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니어에게 부탁한다. 자신을 죽여달라고. 직후 폭주한 카이네를 제압하면 튀란이 니어에게 선택지를 제시하고, 이것이 엔딩의 분기가 된다.
> 카이네를 죽이고, 그를 영원한 고통의 삶에서 해방시킨다.
C엔딩 분기. 니어가 카이네를 죽이면 튀란은 카이네 대신 그에게 감사를 전한다. 카이네는 소멸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 니어에게는 공허가 남을 것이다. 니어가 카이네에게 만들어준 달의 눈물만이 남아 그의 손으로 되돌아감으로서, 길었던 이야기는 끝이 난다. 게슈탈트는 붕괴하고 최후의 인류인 그와 요나 역시 짧은 생을 살다 사라질 것이다. 게임 타이틀 화면이 달의 눈물로 바뀐 것을 보고 1차 붕괴함(…)
> 자신의 존재와 카이네를 맞바꾸어, 그를 인간으로 되돌린다.
D엔딩 분기. '니어의 존재' 자체를 희생하여 카이네를 되살리는 분기. 모두가 너를 기억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 튀란이 설명을 덧붙인다. 이 선택지를 고르면… 니어의 존재에 해당하는 플레이어의 모든 세이브 데이터 슬롯을 삭제하게 된다. 확인 메세지가 여러 번 나오고, 모든 메세지에 '예'를 누르면, 마지막 확인 절차로 플레이어의 이름을 직접 입력하여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다. 나는 오토마타 E엔딩에서도 삭제를 못 했는데 여기서 진짜 피눈물 흘렸음… 어쨌든 그렇게 카이네를 되살리면, 눈물 흘리는 채로 깨어나는 카이네,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요나. 사라진 니어의 존재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카이네와 요나 두 사람이 빈 세계에서 살아간다.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의 '한 사람'은 2회차까지는 요나였지만, 진엔딩을 봄으로서 비로소 그것이 카이네를 뜻함을 알 수 있다. 엔딩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달라지는 캐프라서 좋았고… 내 손으로 날려 버린 데이터가 아까워서 피눈물 흘리고… 존재를 지우는 연출도 내 의지랑은 상관없이 메뉴를 열어서, 내가 지금까지 하나하나 수집해온 데이터를 정말 정성껏 하나하나 지워준다(ㅅㅂ) 이 연출이 진짜 내가 니어가 된 것처럼 공허하고… 슬프고… 탄식하고… 절망… 절망… 절망… 그 자체였다. 원래 이 날 C엔딩 D엔딩만 깔쌈하게 보고, 히든 엔딩을 나중에 보려고 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진짜 멈출 수가 없어서 그대로 5회차로 직행. 세이브 슬롯은 전부 날아갔으니 새 게임으로.
E엔딩 분기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고 특정 구간에 다다를 때까지 소년기의 니어를 재회할 수 있다. 해금된 시스템도 많지 않고, 리치나 공격 모션이 성인 니어에게 익숙해져서 어딘가 묘하게 어색하면서도 반가웠다. 이미 아는 내용이고, 빨리 엔딩을 보고 싶어서 영상 전부 스킵하고… 뚜벅이로 돌아다니면서 2시간 정도 플레이하면, 분기에 다다를 수 있다.
E엔딩의 분기는 절벽 마을의 후크전. 쓰러져 있던 카이네를 구하러 가는 길, 누구에게나 내일이 필요한 법이라는 니어의 대사가 왜 이제 와서야 이렇게 와닿는 걸까? 슬픈 꿈을 꾸었습니다…… 상태 됨…… 무의식 속에 가라앉으며 할머니의 원수를 갚았으니 이제 됐다는 카이네를, 니어가 손을 잡아 끌어올리는 연출이 바뀐다 : 니어가 카이네의 손을 잡는 순간, "잡았다"는 대사가 끝맺어지지 못하고 흩어지는 니어의 환영. 손을 잡지 못한 카이네는 눈을 뜨고, 그대로 가라앉아버려 꿈에서 깨어난다. 그렇게 카이네의 시점으로, 엔딩으로부터 3년 뒤의 배경이 펼쳐진다.
절벽 마을 바깥의 캠핑카에서 지내고 있는 카이네는 악몽을 꾸고 기분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마물 토벌을 하러 나선다. 마왕을 물리친 이후로 잃어버린 기억에 찝찝한 마음이 들지만, 마물 사냥으로 떨쳐 버리면 그만이다. 그렇게 3년을 지냈을 것이다. 대기화면 중 나타나는 요나의 일기 중 니어를 언급하던 것들이 카이네로 바뀌어 있어서 소소하게 충격 한 번 받아주고, 진행하다 보면 신화의 숲으로 이어진다.
신화의 숲, 니어가 토벌해버린 고목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계생명체들. 그들을 부수며 카이네는 그 안으로 들어선다. 그 안은 사실 나무의 속이라기보단 거대한, 인류와 모든 기억들의 데이터베이스 저장소. 이 곳에서 흑막으로 묘사되는 소년과 소녀의 목소리가 9S와 2B 성우인 것 같아서 진짜 비명 지름…… 전투를 하다 궁지에 몰리면 살아 돌아온 에밀이 합류한다. 두 사람은 니어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기에 싸우고 나아간다. 검을 멈추지 마,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쓰러트려. 움직여. 카이네가 전투 장면에서 외치던 말들이 한번씩 스치는 듯 했다.
더 깊은 곳으로 들어서면 니어 오토마타 유저들에게 익숙할 맵이 펼쳐진다. 복제된 도시…는 아니고, 복제된 마왕성이라고 해야 할까? 순백의 큐브로 이루어진, 기존 맵을 옮겨다 놓은 맵을 활보하다 보면 본격적으로 기억 저장소에 해당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다. 이곳까지 가면, 모든 그래픽이 니어 오토마타의 9S 해킹 씬으로 바뀐다. 맵의 아이콘도, 맵 인터페이스도, 공격 이펙트도…… 정말 예상 못한 곳에서 마주쳐서 반가움 반, 벅차오름 반. 이때쯤부터 정말 감명 깊게 받아가며 한 듯…… 카이네가 가장 깊숙한 곳에 봉인해둔 기억은 자신의 두려움이자 최악의 악몽, 해킹 필드에서의 후크전 2회차가 진행된다. 기억 큐브를 깨는 연출은 니어가 마왕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리기 직전의 연출과 똑같아서 또 쓰라렸다……
한참 싸우다 보면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공격 패턴에 맞부딪히고, 카이네의 데이터베이스 육신이 망가져 제대로 몸을 가눌 수가 없다. 온통 노이즈가 껴서 시야조차 흐려지던 게 오토마타에서 해킹 당해 망가져가는 2B 연출이라 또 비명 지름. 혼자 고전하는 카이네에게 위기가 찾아오자, 그 옆을 지키는 것은 다시 백의 서. 이제 보니 에밀, 백의 서, 니어가 잃어버린 동료 순서대로 그들과 재회한다는 것을 깨달아서 또 다시 비명. 백의 서가 합류하고 나서는 카이네도 봉인된 말을 쓸 수 있게 되는데, 해킹필드 인터페이스에 맞춰 리뉴얼된 도트 이펙트가 좋아서 하나하나 다 써봤다…… 본편 플레이할 때도 거의 선무/창만 원툴로 썼는데 이거 안 써 봤으면 후회했을 듯 (ㅋㅋ)
그렇게 후크를 죽이고 나면 소년과 소녀의 대사가 인상 깊다. 「이것이 레플리칸트의 가능성!」 「가능성의 미래와 현재의 시간이 교차하고 있어!」「빛과…… 노래가 들려……」 이전 전투에서 그들은 카이네를 '특이점'이라고 칭하는데, 3회차의 루이제전 연출이 바뀐 것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니 퍼즐이 다다닥 들어맞는 느낌이라 머리가 띵했다. 이후 이어지는 카이네의 일갈 "나는 너의 검이 되기로 정했다","내가 사는 의미는 내가 정한다". 오직 복수와 증오만으로 살아가던 카이네가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되찾아 비로소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이야기………… 남겨진 것이 멸망이고 앞을 가로막은 것이 허무라고 한들 살아남은 자들이 희망을 좇고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싸우는 이야기는 왜 이렇게 아름다운가? 그래서 니어 시리즈를 너무 사랑해……………………………………
이후, 3회차 엔딩에서 니어가 카이네를 구하기 위해 들어간 무의 공간이, 두 사람의 위치가 반전되어 펼쳐진다. D엔딩 이후 새 게임을 시작하면 기존 플레이어의 닉네임은 【어째선지 그 이름은 사용할 수 없다】며 막히는데, 니어를 되살리고자 묻는 안내창에 긍정하면 그 닉네임을 입력하고, D엔딩을 봤던 세이브 슬롯이 복원된다. 아 진짜 너무너무 아름다워…………………………………………
카이네의 속옷 차림을 하도 오래 봐서 무뎌졌을 뿐이지 사실 매번 요코타로를 욕하던 이유 중 하나였는데…… ㅈㄴ 감동받은 상태로 마지막 엔딩 컷씬을 보면서 다시 그 감상이 살짝 들었던 건 웃겼다(ㅋ) 그야 란제리한장걸친 란제리수저 오네상이 나체의 쇼타를 껴안고 있는 장면은 누가 봐도 당황할 수밖에 없을걸…… 요코타로가 또 오네쇼타했구나,
거대하게 피어난 달의 눈물은 오토마타의 '탑'마저 떠올리게 한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야……………………………………………………………………………………………… 이쯤 되면 오열하고 있음
마지막 스크립트를 여기에 기록해둔다…
우리의 여행은…… 무의미했을지도 몰라.
우리의 과거는 틀렸을지도 몰라.
그래도 되돌아가지는 않아.
설령…… 이 세계가 끝난다고 해도.
여기는…… 소중한 사람이 있는 세계니까.